# 전력선발 산불은 얼마나 줄었나: 미국·호주·유럽과 한국의 대응 세계 여러 지역에서 대형 산불은 전력망의 위험을 두 방향으로 드러낸다. 전력설비가 발화원이 될 수 있고, 이미 시작된 산불이 전력설비를 공격해 정전과 복구 부담을 키울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전선 지중화의 효과를 논하기 전에 **전력설비 기인 산불의 발화 예방**, **일단 붙은 불의 확산 억제**, **정전과 피해 저감**을 분리해야 한다. 해외에서 확인되는 정책의 중심은 '모두 땅에 묻는다'가 아니다. **위험지도 → 설비 보강 → 고장·아크 에너지 저감 → 감시 → 극한기상 시 운전 제한 → 선택적 지중화**가 서로 다른 위험을 나눠 맡는다. 중요한 문제는 사업의 크기가 아니라 **어떤 성과가 실측이고 어떤 성과가 모형으로 추정된 것인가**이다. ## 캘리포니아: 지중화와 피복 전선, 예방정전의 병용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전력회사들이 산불 위험 경감계획(Wildfire Mitigation Plan)을 제출하고 규제기관의 심사를 받는 체계가 논의되었다. 설비 교체뿐 아니라 취약 자산 점검, 식생 관리, 기상·위험 감지, 예방적 정전까지 포괄한다. Southern California Edison(SCE)은 **커버드 컨덕터(피복 전선)**와 **표적형 지중화**를 병행한다. 공개 소개 수치로 2025년 말 **7,080마일 이상**의 커버드 컨덕터 설치가 언급됐다. 다른 자료에서는 이 기술의 **점화 위험 저감 효과 추정치가 약 67%에서 72%로 조정**됐다고 소개됐다. 설치 길이는 산출물의 규모이지, 그 길이 전체에서 실제 산불 발생이 72% 감소했다는 관측값은 아니다. 67~72%도 특정 모형·평가 조건에 따른 **추정 위험 저감치**로 읽어야 한다. PG&E는 2026년 3월 1일 기준 **누적 1,220마일 이상의 지중화**를 완료했다고 소개했다. 이 역시 시공 실적이지 단독으로 증명된 전체 산불 발생률 변화는 아니다. 위험이 높은 구간과 지리적 여건에 따라 지중화, 가공선 강화, 운영대응을 결합한다. **PSPS(Public Safety Power Shutoff)**는 강풍·건조 등 점화 위험이 높은 날 선제적으로 전원을 끊는 방식이다. 산불을 막기 위해 정전이라는 손실을 먼저 감수한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다. 설비 보강으로 PSPS 필요를 낮출 수 있다면, 그 편익은 화재 위험 감소뿐 아니라 반복되는 예방정전의 불편 감소까지 포함한다. ## 호주 빅토리아: 블랙 새터데이 이후 계량화한 위험 저감 2009년 블랙 새터데이 산불 이후 빅토리아주는 전력선에서 시작되는 화재의 위험을 관리하는 대규모 제도와 설비 개선 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Powerline Replacement Fund**와 **REFCL(Rapid Earth Fault Current Limiter)**이 구별되는 수단이다. 주정부의 Powerline Bushfire Safety Program 관련 보고서는 프로그램의 설계 목표로 **전력선발 산불 위험 약 65% 감소**, REFCL 보급 완료에 대응한 **48.1% 위험 저감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소개되었다. 빅토리아 감사원은 전선 교체 기금이 지원한 구간의 **점화 위험을 98~99% 감소**시켰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숫자들은 같은 모수의 관측 산불 건수에 대한 단순 전후 비교가 아니다. 전체 프로그램 목표, 특정 기술의 평가 목표, 특정 구간에서 평가된 위험 감소를 구분해야 한다. **'98~99%'를 빅토리아주 전체 산불의 실제 99% 감소로 읽는 것은 오류**다. 사업 효과를 판단하려면 위험 모델의 가정과 실제 발화 이력, 처리 구간 선정 방법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REFCL은 지락 등 특정 고장 상황의 **고장전류와 아크 에너지**를 빠르게 억제해 점화를 줄이려는 기술이다. 피복 전선과 지중화가 설비의 물리적 접촉 조건을 바꾼다면, REFCL은 고장 순간의 에너지를 조절한다. 다만 이러한 배전망 보호기술을 **345kV 송전선에 동일한 방식으로 설치할 수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전압급, 계통구성, 고장 형태와 보호협조가 달라진다. ## 남유럽: 전력선 밑의 숲 자체를 관리한다 스페인의 Red Eléctrica는 송전선 주변의 **보안 회랑과 식생 관리**, 산불 예방을 위한 지방정부 협력을 강조하는 사례로 제시되었다. 회랑은 전선과 나무 사이 간격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산불 확산을 막는 방화선 성격을 가질 수 있다. 포르투갈 E-REDES는 2024년 연 **1,900만 유로 규모**의 식생관리 계약을 발표한 것으로 소개되었다. 식생 관리의 수단은 단순 벌목에 그치지 않는다. 전력선 하부의 식생을 드론·위성·머신러닝으로 분류하고, 어디를 먼저 점검하고 전정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접근이 등장했다. 스페인 측의 식생 **37개 유형 분류** 프로젝트와 프랑스 Enedis의 예측형 관리가 그 사례다. 이런 사업 역시 **지출액·관리 면적·분류 정확도**와 **산불 감소의 인과 효과**를 구분해야 한다. 감시가 좋아졌다는 사실은 감지 지연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몇 건의 대형 산불을 실제로 예방했는지는 별도 분석이 필요하다. ## 수단별로 겨냥하는 위험이 다르다 - **식생 관리·위험목 제거:** 나무 접촉과 발화 가능성, 연료 연결성을 낮추는 접근 - **피복 전선·설비 경화:** 전선 접촉과 설비 손상에서 불꽃으로 이어지는 가능성을 낮추는 접근 - **REFCL·보호계전·재폐로 제한:** 고장 때 불꽃을 만드는 에너지와 반복 고장을 억제하는 접근 - **기상감시·카메라·드론·위성:** 위험을 빨리 발견하고 대응을 우선순위화하는 접근 - **예방정전·운전 변경:** 가장 위험한 시간의 점화 가능성을 의도적으로 낮추는 접근 - **표적형 지중화:** 특정 구간의 가공 전력선이라는 점화원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접근 정전 피해, 야생동물과 식생 관리, 터널 공사에 따른 산림·토지 영향까지 평가하면 기술 간 우열은 구간별로 달라진다. [산악 송전선 경제성](./mountain-powerline-undergrounding-economics.md)은 그 차이를 투자모형으로 옮긴다. ## 한국도 2019년 이후 대응했는가 국내에서도 전력시설 관련 산불을 가정한 대응이 제시되었다. 2026년 한전 공개 글에 따르면 **강원·대구·경북본부 24개 지사**를 산불예방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산지 선로 가공케이블 교체, 일부 지중화, 무부하 구간 계통 분리**를 추진한다고 설명한다. **지자체와의 숲가꾸기**, **정부와의 위험목 제거 협력**도 언급됐다. 산림청의 2024년 산불방지 대책에는 전력시설 주변 위험목 제거가 포함된 것으로 소개되었다. 따라서 '한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평가는 이 자료들과 맞지 않는다. 그러나 **무엇을 시작했는가**와 **실제로 얼마만큼 위험을 낮췄는가**는 다른 질문이다. 시행 구간 길이, 시행 전후의 발화·고장 건수, 위험도 상·하위 구간의 변화가 함께 공개되어야 한다. 한국의 해당 조치가 **2019년 사건 하나의 직접 결과인지**, 여러 차례 산불과 제도 변화를 거치며 추진된 것인지는 현재의 대화 자료만으로 완결된 인과관계를 확정하기 어렵다. '2019년 이후 시행된 조치'와 '2019년 사고 때문에 시행된 조치'는 구분해야 한다. ## 실제로 먹혔는지를 평가하는 세 겹의 지표 첫째는 **발생 결과**다. 한국의 전력설비 기인 산불이 한 해 몇 건이었는지, 대형산불로 발전한 사건의 피해면적과 손실액이 얼마나 되는지를 본다. 그러나 특정 연도의 강풍과 건조가 심했다면 연도별 단순 비교만으로 정책효과를 단정할 수 없다. 둘째는 **노출 대비 발생률**이다. 전력선 전체 길이가 늘거나 줄었을 수 있으므로 유형별로 **선로 km·연간 점화 건수**를 계산한다. 전압급(송전/배전), 도심·산지, 피복 여부, 수목과 기상 조건을 분리한다. 셋째는 **유사 구간을 비교한 효과**다. 보강한 선로와 아직 보강하지 않은 비슷한 위험구간을 나누고, 시행 전후의 점화율과 고장률 차이를 비교한다. 고위험 구간을 먼저 보강한다면 단순 평균이 오히려 왜곡될 수 있으므로 선정 편향을 통제해야 한다. 실제로 예방한 화재는 보이지 않으니, 확률모형의 추정치와 관측 결과를 함께 보고해야 한다. 이 세 층위를 통해 '정책을 했는가'를 넘어 '무엇이 먹혔는가'로 옮겨갈 수 있다. 기존 논의에서 확인된 범위에서는 한국에 대해 이 세 층을 관통하는 **전후 효과의 정량적 공개 분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부재를 확정한 것이 아니라 **제시된 자료에서 확인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 대화에서 제시된 자료와 검토 상태 - [캘리포니아 CPUC 산불 위험 경감계획 자료](https://www.cpuc.ca.gov/-/media/cpuc-website/divisions/safety-policy-division/documents/final-resolution-spd-17---sce-wmp-decision-2023.pdf), [SCE의 산불 예방 현황](https://www.sce.com/outages-safety/wildfire-safety/wildfire-mitigation-efforts), [PG&E의 지중화·설비 보강](https://www.pge.com/en/outages-and-safety/safety/community-wildfire-safety-program/system-hardening-and-undergrounding.html) - [빅토리아주 전력선 산불 위험 저감 프로그램 보고서](https://www.energy.vic.gov.au/__data/assets/pdf_file/0032/608675/Powerline-bushfire-safety-program-benefits-realisation-report.pdf), [빅토리아 감사원 평가](https://www.audit.vic.gov.au/report/reducing-bushfire-risks/?section=33654--1-audit-context), [IEEE 보호공학 보고서](https://www.pes-psrc.org/kb/report/126.pdf) - [스페인 Red Eléctrica 예방정책](https://www.ree.es/en/sustainability/environment/prevention-wildfires), [식생의 머신러닝 분류](https://www.elewit.ventures/en/news/red-electrica-elewit-and-overstory-use-machine-learning-digitize-vegetation-map-under-electricity-power-lines) - [한전의 2026년 예방 대책 소개](https://www.kepco.co.kr/KEPCO_FILE/html/2026_03/03/theme01.html) 위 링크는 기존 논의에 등장한 출처를 보존한 것이며 새로 열람해 검증하지 않았다. 수치의 집계시점·대상 전압·'예측 위험'과 '관측 발생'의 구분은 추가 대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