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베니스 비엔날레: 'In Minor Keys'의 비평, 정치적 파열과 느린 평가 ## 제61회 국제미술전: 낮은 음조가 던진 문제 2026년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이어지는 제61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의 제목은 'In Minor Keys'다. 총감독 코요 쿠오(Koyo Kouoh)는 개막 전에 사망했고, 그가 구상한 작가 선정·전시 방향과 공간 계획은 5인 팀에 의해 실현되었다고 소개된다. 완성된 전시를 평가할 때 한 사람의 명료한 편집 의도와 사후에 이루어진 설치·배치의 결정을 완전히 같은 것으로 취급하기 어려운 이유다. 제목이 암시하는 낮은 음조에는 속삭임, 휴식, 공동체, 치유, 생태와 비서구의 지식, 거대 영웅담 대신 주변부의 경험에 귀 기울이는 태도가 연결된다. 그러나 이런 포괄적인 비유가 실내 공간에서 실제로 관객에게 무엇을 보게 하고 무엇을 뒤로 물리는지까지 설명하는지는 별도 문제다. 전시의 윤리적 선언과 전시 형식의 성취는 구별해서 평가해야 한다. ## 작품 평가와 제도 사건은 같은 평판이 아니다 2026년의 개막 분위기에는 이스라엘과 러시아의 참여를 둘러싼 항의, 국가관의 폐쇄와 시위, 심사위원단 관련 파행이 겹쳤다는 보도가 소개되었다. AP 및 가디언의 보도를 매개로 한 당시 비평은 작품보다 정치적 논쟁이 개막의 인상을 먼저 결정했다는 데 무게를 둔다. 이는 중앙전 작품이 좋았는지 나빴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은 아니다. 국가 참여의 정당성 논쟁과 심사제도 파행, 국가관의 운영을 둘러싼 문제는 작품의 조형적 성공 여부와 구별해 분석해야 한다. 동시에 이러한 사건은 비엔날레를 중립적인 미술 축제가 아니라 국제 정치와 국가 표상의 장으로 보여 준다. 정치적 파열을 예술의 바깥으로 밀어낼 수도 없다. ## 비판 1: 관대함이 편집의 부재로 바뀌는 순간 Apollo에 소개된 Hettie Judah의 평은 소소한 만남과 조용한 주의를 요구하는 작품이 지나치게 촘촘하게 놓여 있다고 지적한다. 섹션과 안내가 충분히 명료하지 않고 생태·지질학적 시간·영성 같은 주제가 한눈에 체계를 이루지 못하면 관객에게 멈출 시간을 준다는 기획 의도가 정작 전시 공간에서 약해진다는 것이다. '더 많은 것을 담았다'는 장점이 '덜 선택했다'는 단점과 겹친다. The Art Newspaper의 리뷰는 이를 곧바로 실패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감독 사후에 구상을 현실에 구현하는 과제는 어렵고, 그럼에도 중심 개념이 남아 있다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평가가 소개되었다. 기획과 실행 사이의 간극을 인정하되, 최종 결과물에 대한 비평을 유보해 줄 것인지는 별개의 선택이다. 가디언의 Eddy Frankel은 더욱 부정적인 쪽에 서 있다. 중앙전이 거대하지만 정리되지 않은 혼합물처럼 보이고, 글로벌 사우스라는 표어가 충분히 새로운 해석이나 설득력 있는 동선을 만드는 데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같은 전시의 '다성성'을 한쪽은 포용으로, 다른 쪽은 편집력 부족으로 읽는다. 이 대립을 한 문장 평점으로 평탄화하면 실제 쟁점이 사라진다. ## 비판 2: 휴식의 언어는 정치적 위기에 답하는가 또 하나의 쟁점은 '소음과 재난의 시대에 조용한 주의와 돌봄을 요청한다'는 선택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다. 긍정적으로 보면 큰 소리의 선언과 빠른 소비를 거절하고 주변의 미세한 경험에 시간을 주는 태도다. 그러나 정치적 폭력과 전쟁이 전시장 입구에서 분출할 때 치유와 명상이 긴급한 현실을 피하는 언어처럼 들릴 위험도 있다. 가디언의 비판은 이런 현실 도피의 가능성을 공격한다. Frieze의 비평으로 소개된 관점은 중앙전이 국가주의적 기구의 모순을 교란하려 하더라도 현재의 후원·운영·정치적 구조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고 지적한다. 이 비판은 '정치적인 작품을 더 많이 넣어야 한다'는 단순한 주문과는 다르다. 비엔날레라는 제도가 어떤 힘을 빌려 작품을 보여 주는가 하는 질문이다. 반론 역시 가능하다. 모든 정치적 작품이 구호와 직접 고발의 형식을 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낮은 음조와 느린 관찰이 무조건 정치적 회피라는 판단도 성급하다. 결국 작품이 관객의 인식에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내는지, 추상적인 '치유' 구호가 그 작업을 대신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보아야 한다. ## 옹호: 유작의 다성성과 주목받지 못한 계보 Hyperallergic에 소개된 긍정적 평가는 중앙전을 예상 밖의 교향곡에 비유하며 지나치기 쉬운 경험을 다시 듣게 하는 전시로 읽는다. 이 관점에서는 다양한 목소리와 애도의 정서가 뚜렷한 선언이나 계층형 구성보다 중요한 성취가 된다. Artnet에 소개된 리뷰는 전시 안에 비서구·흑인·글로벌 사우스의 작가들이 유럽·미국 중심 모더니즘의 유산을 변형해 온 계보가 존재한다고 짚는다. 겉보기에 산만해도 실제 작품들의 역사적 관계를 추적하면 전시가 달리 읽힌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념이 너무 넓다'는 비판과 '그 안에 미세하지만 유효한 계보가 있다'는 옹호는 논리적으로 동시에 성립할 수 있다. ## 강하게 회자된 작품과 국가관 중앙전 관련 비평에서 언급된 작업에는 Alfredo Jaar의 붉은 방과 희귀 광물 큐브, Theo Eshetu의 회전하는 올리브나무, Kader Attia, Sohrab Hura, Kaloki Nyamai의 작업이 있다. 이런 이름들은 전시 전체를 성공으로 판정하지 않더라도 특정 작품은 인상 깊었다는 평가가 가능함을 보여 준다. 다만 구체적인 제작 방식과 작품 제목, 각 매체의 실제 선정 순위는 대조가 필요하다. 국가관에서는 오스트리아의 Florentina Holzinger가 특히 강한 입소문 사례로 소개되었다. 신체, 나체, 제트스키, 오수와 소변의 정화 시스템이 얽힌 퍼포먼스는 불쾌감과 충격, 환경적 이미지와 신체적 위험을 한꺼번에 호출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품의 자극성과 예술적 성취를 동일시하지 않는 평가가 필요하다. 덴마크의 정자은행, 룩셈부르크의 배설물 관련 작업, 일본의 가짜 아기, 몰타의 초콜릿 러셀 크로 등은 대중 매체가 뽑은 기묘한 국가관 사례로 소개되었다. 반면 러시아관과 영국관에는 각각 빈약하다거나 예측 가능하다는 비판이 전해졌다. 이 목록은 2026년 전체 국가관의 검증된 순위가 아니라 **일부 매체가 유난히 크게 다룬 작업과 논평**을 보여 준다. 여기서 생기는 역설은 중앙전이 미세한 음조를 강조할수록 선정적 국가관과 도시의 주변전이 언론의 기억을 더 크게 차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시에 보도 빈도가 작품의 장기적 가치와 비례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 평가는 언제 굳어지는가: 개막 주간과 이후의 여섯 달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개막 직후 기자와 비평가, 미술관 관계자, 컬렉터의 이동이 한곳에 집중한다. 이때 형성된 소문은 미술계의 초반 관심을 강하게 결정하지만, 전시가 반년 이상 계속되는 이유는 그 인상을 후발 관객과 연구자들이 반복해서 시험할 시간을 갖기 때문이다. 급히 유명해진 작품이 예술사적 평가에서도 남을 수 있고, 사진으로 퍼지기 쉬운 충격적 작업이 개막의 뉴스만 점유하고 사라질 수도 있다. 반대로 비평이 쉽지 않은 조용한 작품이 후속 논문·전시 기획에서 더 오래 읽힐 가능성도 있다. 이를 '스타 탄생'과 '스터디셀러'라는 서로 다른 시간으로 구분하는 편이 정확하다. 2026년 전시를 놓고 '아름다운 의도지만 편집이 약하다', '정치적 파열이 작품을 압도했다', '그래도 개별 작품과 역사적 계보는 살아 있다'는 세 가지 평가가 맞선다. 이것은 집계된 여론조사 결과가 아니라 상반된 비평의 논점 지도다. 전시 폐막 이후의 장기적인 미술사적 평가는 개막 평론만으로 미리 결정할 수 없다. ## 참고로 거론된 평론과 보도 - [비엔날레 공식 2026 미술전 안내](https://www.labiennale.org/en/art/2026), [쿠오의 기획 소개](https://www.labiennale.org/en/art/2026/introduction-koyo-kouoh-koyo%E2%80%99s-team) - [Apollo — 중앙전 비평](https://apollo-magazine.com/venice-biennale-2026-in-minor-keys-central-exhibition-review/): 밀도와 편집의 문제를 검토할 자료. - [The Art Newspaper — 중앙전 리뷰](https://www.theartnewspaper.com/2026/05/08/the-big-review-%7C-venice-biennale-2026-in-minor-keys-12): 사후 구현의 어려움과 기획 지속성의 평가. - [The Guardian — 전시 리뷰](https://www.theguardian.com/artanddesign/2026/may/08/swimming-urine-venice-biennale-review), [국가관 항의·폐쇄 보도](https://www.theguardian.com/artanddesign/2026/may/08/several-venice-biennale-pavilions-shut-in-protest-over-inclusion-of-israel) - [Frieze — 2026 자르디니 중앙전 비평](https://www.frieze.com/article/venice-biennale-2026-review-giardini-central-pavilion) - [Hyperallergic — 긍정적 중앙전 비평](https://hyperallergic.com/in-minor-keys-hits-all-the-right-notes/), [Artnet — 모더니즘 재해석](https://news.artnet.com/art-world/venice-biennale-review-in-minor-keys-2770598) - [AP — 참여국 분쟁과 행사 상황](https://apnews.com/article/760228a0f311f8fe8f8dd3487e57cc70), [The Week — 국가관 논쟁 및 평론 발췌](https://theweek.com/culture-life/art/venice-biennale-2026-controversy-in-contemporary-art) - [The Art Newspaper — 비엔날레와 거래](https://www.theartnewspaper.com/2026/05/04/the-venice-biennale-has-long-been-a-sales-platformnow-no-one-is-pretending-otherwise) 위 자료 목록은 비평의 서로 다른 입장을 찾아 읽기 위한 출발점이다. 여기 적힌 직접 인용·수치·작품 세부와 심사위원단 사건은 원문을 새로 열람해 검증한 결과가 아니므로, 세부 연대와 발언의 정확한 표현은 후속 확인이 필요하다. 다수의 매체를 병치했다고 미술계의 전체 합의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